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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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뵹젼 2022. 9. 12.



'마법의 도서관' 이라는 문구가 넘 흥미로워 보여 읽게 된 책인데, 의외로 올해 읽었던 책 중 손에 꼽힐 정도로 너무 좋았던 책이다.

주인공 노라는 자신이 되지 못한 사람, 이루지 못한 것들에 관점을 맞춰 삶을 불행으로 끌고 갔다.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고, 빙하학지가 되지 못하고, 댄과의 결혼을 실패하고, 밴드부의 보컬이 되지 못하고, 반려묘의 죽음을 막지못한 것.



죽음의 끝턱에서 노라는 자정의 도서관을 통해, 다른 우주 속 자신의 삶들을 경험하게 된다.
만약 ~~하지 않았더라면 더 나은 삶, 행복한 삶이 될 수 있었을까?
결론적으로 노라는 그렇지 않았다.

살다 보면 더 쉬운 길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십상이죠. 하지만 아마 쉬운 길은 없을 거예요.
그냥 여러 길이 있을 뿐이죠. 전 결혼한 삶을 살았을 수 있어요. 가게에서 일하는 삶을 살았을 수도 있고요. 함께 커피를 마시자는 귀여운 남자의 제안을 수락했을 수도 있죠. 북극권 한계선에서 빙하를 연구하면서 살았을 수도 있고, 올림픽 수영 메달리스트가 됐을 수도 있어요. 누가 알겠어요? 매일 매 순간 우리는 새로운 우주로 들어가요. 자신을 타인 그리고 또 다른 자신과 비교하며 삶이 달라지기를 바라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죠. 사실 대부분의 삶에는 좋은 일과 나쁜 일이 공존하는데 말이에요.



한 삶에만 갇혀 있는 동안에는 슬픔이나 비극 혹은 실패나 두려움이 그 삶을 산 결과라고 생각하기 쉽죠.
그런 것들은 단순히 삶의 부산물일 뿐인데 우리는 그게 특정한 방식으로 살았기 때문에 생겨났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슬픔이 없는 삶은 없다는 걸 이해하면 사는 게 훨씬 쉬워질 거예요. 슬픔은 본질적으로 행복의 일부라는 사실도요. 슬픔 없이 행복을 얻을 수는 없어요. 물론 사람마다 그 정도와 양이 다르긴 하겠죠. 하지만 영원히 순수한 행복에만 머물 수 있는 삶은 없어요. 그런 삶이 있다고 생각하면, 현재의 삶이 더 불행하게 느껴질 뿐이죠.



자신이 살지 못하는 삶을 아쉬워하기란 쉽다. 다른 적성을 키웠더라면, 다른 제안을 승낙했더라면 하고 바라기는 쉽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살지 못해서 아쉬워하는 삶이 아니다. 후회 그 자체다. 바로 이 후회가 우리를 쪼글쪼글 시들게 하고,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을 원수처럼 느껴지게 한다. 또 다른 삶을 사는 우리가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을지 나쁠지는 알 수 없다. 우리가 살지 못한 삶들이 진행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의 삶도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는 거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후회하지 말자.
지금 내가 '나' 라는 존재로서 나만의 삶을 가꿔나가는 것이 중요하고 그 자체로 가치있는 것이다.
"인생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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